생생캐스트
한식 옷을 입은 퓨전레스토랑
본디소(양림동)
양림동
2020.02.06 조회수 519



동명동에 이은 광주의 최대 핫플, 양림동은 옛날 주거지역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민속문화재 제 1호로 지정 된 이장우 가옥을 비롯해 낮은 한옥건물의 골목을 오고가자면 옛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지금은 그 골목 곳곳에 분위기 있는 카페, 다양한 메뉴의 맛집이 생겨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최승효 고택을 지나 양림쌀롱 여행자라운지의 작은 골목까지 들어가 보면 맛있는 냄새가 발길을 잡는다. 


그 흔한 간판도 없지만 삼삼오오 대기하는 손님으로 ‘아 여기가 식당이구나!’라고 알 수 있는 곳, 양림동 맛집 본디소를 소개한다.


- 본질에 충실한 본디소, 그 곳이 궁금해진다.


素 한자로 ‘본디 소’다. 본디, 바탕, 성질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 뜻처럼 음식의 기본에 충실 하고픈 젊은 셰프와 스텝이 뭉쳐 오픈한 곳이다. 


가족이냐는 오해까지 받을 정도로 끈끈함을 자랑하는데 오랜 시간 같이 일하며 손발을 맞췄다고 한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것은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이 행복해 그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어서라고 하니 기대가 가득이다.



- 한옥집을 식당으로 개조. 특이한 메뉴명까지 보는 재미가 있네!


본디소의 한옥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마치 옛날 집에 초대를 받은 느낌이다. 메뉴판을 보자. 앗? 갑분메뉴실명제, 셰프가 누군지 알 수 있다. 


큰형이 만들어준 해물 라자냐, 막내 특제크림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니, 윤씨 아가씨의 열무와 고추장소스 리가토니, 참 고소한 깻잎페스토 스파게티니 라니! 큰형이 만들어 준 라자냐는 큰형의 인심만큼이나 해물이 가득일 것 같고, 윤씨 아가씨가 만든 리가토니는 섬세할 것 같은 느낌이다. 


깻잎페스토는 그냥 고소한 것도 아니고 ‘참 고소한’이라니 얼마나 고소할 것이란 말인가! 마지막 ‘막내는 레몬 파운드 케이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는 디저트까지..자부심과 책임감이 느껴지는 재밌는 메뉴판이다.



- 내어주는 음식마다 간단한 설명까지


재밌는 메뉴판에 빠져 한참 메뉴를 고르다보면 예쁘게 생긴 애피타이저를 준다. 그릭요거트에 블루베리가 올라가있는데 한입에 쏙 넣으니 꿀의 달콤함도 느껴진다. 


그릭요거트는 지중해 연안에서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들었던 요거트인데 일반적인 걸쭉한 액체 요거트와는 다르게 거의 고체의 느낌이 난다. 상큼한 블루베리까지 올라가니 입맛 돋우는데 딱 좋다.



-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한식인가? 양식인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윤씨 아가씨의 열무와 고추장소스 리가토니’. 리가토니는 속이 비어있는 원통형의 짧은 파스타다. 



파스타는 면의 모양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기다란 국수 형태는 스파게티면, 넙적한 모양은 페투치니면인데 리가토니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을 많이 본 것 같지는 않다. 


낯선 리가토니면을 더 낯설게 해주는 식재료를 보자. 열무김치, 고추장소스, 그릭요거트, 버섯과 애호박구이가 같이 나온다고 하니 어떤 맛일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설명요정의 ‘맛있게 먹는 방법 안내’에 따라 리가토니면을 빼고 고추장소스에 전체를 비벼보자. 마치 비빔밥처럼. 와 이 맛이구나! 마늘까지 듬뿍 들어간 고추장 소스의 매콤함은 그릭요거트가 잡아주고, 리가토니면의 통통거리는 식감은 열무의 아삭함이 잡아준다. 



리가토니면의 빈 원통에 열무김치를 넣어먹는 것도 한 방법인데 아, 나는 역시 한국인. 매콤한 고추장소스에 공깃밥 넣고 비빔밥으로 먹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이것은 한식인가? 양식인가?


마치 셰프의 집에 초대받아 식사한 듯 한 느낌이 든다. 어디서 볼 수 없었던 메뉴거나 비슷하지만 본디소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그런 음식이다. 좁다란 골목에 간판도 없는 집에서 만날 수 있는 이색메뉴, 한번 쯤 가볼만한 양림동 맛집이다.


스토리텔러·글=블로거 활화산이수르(이수연)

영양정보·사진=블로거 may(최오월/영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