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캐스트
빵집이 1층 말고 2층에 생긴 사연?
김효준베이커리
수완동
2018.02.22 조회수 621



창업비용 단돈 300만원으로 시작해, 그 많은 프랜차이즈 빵집에 지지 않고 베이커리 20년을 이어 온 곳이 있다. 그 경험 때문일까, 열정 가득한 청춘을 응원하는 ‘착한 빵집’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새롭게 단장한 ‘김효준 베이커리’다.



빵집은 자고로 1층에 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건만, 마주한 1층은 세차장이다. ‘빵’ 이라는 간판이 없었으면 지나칠 뻔했다. 2층에 위치한 빵집이라니 의아할 만 하지만, 여기엔 청춘을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있다.



미국에서는 차고에서 진정한 창업 스토리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한국의 청년창업 ‘청춘스토리’는 세차장에서 시작했다. 청춘들을 위한 터전으로 기꺼이 1층을 무상임대 제공한, 2층 ‘H300 김효준 베이커리’의 작은 배려이다.



세차장 왼편에 자리한 입구로 들어서 2층으로 향해본다.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편하게 이동 가능하다. 2층에 당도하여 왼편에 마주한 입구로 입장한다.



매장 내엔 막 구운 빵 내음과 커피향이 그윽하게 퍼져 있다. 투명한 유리창 건너 제조실에서 빵을 만들고, 굽고 있는데, 그 향이 새어 나오는 모양이다. 나른했던 오후가 향긋한 휴식이 되는 마법 같은 향기다.



빵 종류가 제법 많아서, 빵을 고르는 시간이 즐거워진다. 갓 구워진 빵들은 오븐판에 담겨 소량으로만 내어진다. 빵의 신선도와 청결을 위한 작은 센스가 큰 감동을 주는 법이다.



이것도 맛있어 보이고, 저것도 맛있어 보이고. 한참을 못 고르고 있으니 사장님이 오셔서 빵 몇 가지를 추천해주신다. 고민이 많이 되면 맛을 보고 고르라며, 몇 가지 잘라주신다고 하신다. 센스에 친절함까지 겸비하셨다.



크림치즈베이글과 단팥빵을 시식해본다. 크림치즈베이글은 풍부한 치즈의 맛에, 어니언 향으로 풍미를 더했다. 단팥빵은 팥소가 부드럽고, 진하다. 팥소에 밤과 잘게 다진 견과류가 들어가, 여타 퍽퍽한 느낌의 단팥빵과는 단연 비교되는 식감을 선사한다.



이 외에 몇 가지 빵들 또한 시식을 제공하고 있으니, 뭘 먹을까 고민될 땐 역시 먹어보는 게 답이다.



이것저것 먹어본 뒤, 고심 끝에 왕소세지빵, 에멘탈크림치즈, 크림치즈베이글(양파), 애플대니쉬, 초코초코를 골라 주문대로 가져간다. 베이커리 카페답게, 커피와 프라페까지 판매하고 있는데, 역시 오후 티타임엔 아메리카노가 진리인지라 프라페는 다음을 기약한다.



주문한 빵들은 주문대의 간이 조리대에서 커팅 후 내어진다. 작은 서비스일지라도 특별한 인상을 주는 곳이 가끔 있는데, 이곳이 바로 그곳이다. 고객들을 위한 조그마한 배려들이 김효준베이커리를 20년 동안 이어오게 만든 큰 원동력이 아닐까.



커피와 함께하는 티타임의 첫 스타트는 역시 크림치즈베이글과 함께이다.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베이글은 다 먹어보았는데, 확실히 베이커리 기반이라 베이글 자체부터가 다르다.


구워 낸 베이글의 표면엔 호두가 잘게 박혀 있어, 바삭한 식감에 고소함을 더한다. 반면 촉촉한 내면에 아낌없이 들어간 크림치즈라니, 더불어 그 안에 다져진 양파까지 풍미를 살린다.



안 좋아하는 사람 찾기가 더 어려운 소시지빵이다. 하지만 김효준베이커리의 왕소세지빵은 소시지를 통으로 입혀 구워냈다. 맛만 보는 정도로 끝나지 않으니, 너도 나도 좋아하는 소시지빵, 눈치 보지 않고 나눠 먹기에도 좋다.



에멘탈 치즈와 크림치즈를 섞어내어 풍부하고 깊은 치즈 맛을 낸다. 폭신한 빵을 베어 물면 상큼하고 부드러운 치즈가 딸려 나오니, 치즈케이크 마니아에게 진심으로 추천하는 메뉴이다. 꼭 커피가 아니어도 우유와도 무척 잘 어울릴만한 진함이다.



얇은 결이 층층이 겹쳐진 데니쉬 위에 슬라이스된 사과를 올려 내었다. 너무 달까 싶었지만, 새콤한 사과의 향이 단맛을 딱 잡아준다. 놀라운 건 칼질로 썰어내느라 꽉 눌러진 데니쉬의 결 층이 얼마 안 있어 위로 폭신하게 솟는다는 거다. 20년의 노하우가 어디 가지 않는 달인급 비범함이다.



초코에 초코를 더한 극강의 비쥬얼 초코초코이다. 큐브형의 브라우니들이 겹쳐져 하나씩 떼어먹으면 된다. 초코 마니아에게 역시 이것만한 추천 메뉴가 있을까.



시식 빵 외에 포장해갈 빵을 잔뜩 사서일까. 조그마한 보울에 미니 초코볼과 깨찰빵을 담아 주신다. 단 맛이 덜하고, 가볍게 집어먹기 편해, 빵 다섯 개를 해치우고도 손이 자꾸 간다.



건물 3층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오픈 예정중인 테라스가 자리한다. 집 앞에서 루프탑 카페를 즐길 수 있는 봄이 간질간질하게 기대가 된다.



포장을 부탁한 빵 외에도 많은 빵을 서비스로 주셔서, 그 인심에 또다시 감사한 마음이다. 동네 빵집과는 다르게, 청결하고 고급스럽지만, 인심과 서비스는 동네 주민들과 함께 20년 세월을 지켜 온 그 마음 그대로이다.



이곳을 즐길 수 있는 멋진 팁이 있다. 1층 세차장에 세차를 맡기고 쿠폰을 받아 2층으로 올라오면 무료로 빵과 커피를 제공한다. 반대로 빵을 한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1층의 세차 할인권을 준다. 1시간 정도의 세차 대기 시간이 아늑하고 훌륭한 티타임이 되는 것이다.



‘김효준베이커리’의 모토는 바로 초심이다. 항상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 서비스를 연구하는 노력은 실제로 손님에게 피부로 와 닿을 정도다. 거기에 청년사업가를 위한 배포 있는 배려까지 겸비했다. 다른 가게와는 다르게 2층에 위치한 ‘김효준베이커리’가 단연코 특별한 베이커리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