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캐스트
엄마의 정성이 생각나는 사골국
대양꼬리곰탕
하남동
2017.08.10 조회수 1,370


엄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집안에 누군가가 기운이 딸리거나 아팠을 때, 커다란 곰솥 가득 사골을 고았다.


오랜시간 불을 지키며 사골을 고아 만든 뽀얀 사골국은 우리가족에게 만병통치약이었다. 골골 거리다가도 곰국 한그릇이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탈탈 털고 일어났다. 뜨끈한 사골국물 은 나에게만큼은 최고의 소울푸드다.



불볕더위에 기운이 빠지는 요즘 같은날, 엄마의 정성이 가득담긴 사골국 한 그릇이 간절하다. 왕에게 바치는 약이었으며, 칼슘과 콜라겐이 많아 특히 여자에도 좋은 보양식을 찾아 나선 곳은 하남공단에 위치한 '대양꼬리곰탕'이라는 곳이다.


한 블럭 전 사거리에서 보일 정도로 큼지막한 식당에는 넓은 주차장까지 완비 되었지만 이미 주차장에서부터 북적인다.



주철주야 돌아가는 인근 생산단지의 직장인들에게는 유명한 곳으로, 점심시간에 찾아가면 테이블에 둘러앉아 사골국물을 먹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조용한 자리, 시원한자리 가릴 틈이 없다. 부산스럽게 정리되는 자리에 바로 엉덩이를 들이밀어야 자리의 임자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마냥 싫지만은 않다. 시골집 찾아든냥 기분이 좋다.



메뉴판을 살려보자. 대양꼬리곰탕은 사골에서 고아낸 뽀얀국물을 베이스한 설렁탕, 도가니탕, 꼬리곰탕이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에 60그릇만 판매하는 갈비탕과 육수에 삶아낸 수육도 즐길 수 있다.



설렁탕, 도가니탕, 꼬리곰탕에서는 반찬은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지만, 또 빠지면 섭섭한게 반찬이다. 된장바른 오이고추, 시원한 깍두기와 배추김치 뿐이지만, 곁들이면 맛이 배가 된다.



곰탕과 설렁탕을 잘하는 집은 되려 수육도 맛있다. 오랜시간 사골을 고을 때 소머리나 살코기를 삶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육을 안먹어볼 수 있겠는가. 한접시는 22,000원으로 수육치곤 나름 괜찮은 가격대이다. 1층에 수육을 깔고, 2층에 양파를 얹고, 3층은 팽이버섯과 부추로 꾸며냈다.



삶아낸 수육만 내주는 다른 집과 달리 이 집은 한방소스를 자박하게 넣어 한 번 더 끓여 냈다. 그렇기 때문에 초장 등의 양념 없이도 마냥 먹기 좋다.


90%정도의 살코기와 10%정도의 지방 비율에 적당한 두께를 지닌 수육은 부드럽게 살살 녹는다. 양파, 부추, 버섯과 곁들이는 것은 덤이다.



다른 집과 또 다른 차이점은 도가니도 꽤나 내어준다는 점이다. 콜라겐덩어리인 도가니는 쫀득쫀득하니, 마치 곤약 젤리를 먹는 듯하다. 부드러운 수육과 쫀득한 도가니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건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설렁탕, 꼬리곰탕, 도가니탕과 함께 먹는다면 수육은 3명이서 먹어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그토록 먹고 싶었던 사골국을 마주했다. 설렁탕, 도가니탕, 꼬리곰탕은 모두 같은 사골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파를 동동 띄운 뽀얀육수의 생김새는 같다. 들어가는 내용물에 따라 음식의 이름이 결정된다.



내용물에 상관없이 국물부터 한 술 뜨자. 뽀얀육수에는 밑간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조금씩 소금을 추가해 본인의 입맛에 딱 맞는 최상의 간을 완성해보자.


깊고 진하다. 마치 소뼈 사이의 골이 모두 빠져나온 듯 입술이 찐득거린다. 아! 약이 되겠다. 집에서 먹은 사골국물처럼 진하고 깊은 맛이 우러난다.



두가지의 사골국을 주문했는데, 첫번째로 꼬리곰탕(15,000원)은 소꼬리의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한다.


소는 쉼 없이 꼬리를 흔들기에 소꼬리의 육질은 부드럽기론 으뜸이다. 그런 소꼬리 부위를 5조각 정도 넣어주니 흐뭇하다. 약이 되는 육수와 함께 살을 말라먹는 재미가 있다.



두번째는 수육에서 맛봤던 도가니가 듬뿍 들어간 도가니탕(14,000원). 쫀득쫀득한 도가니가 더해지니 같은 국물이라도 더 녹진한 느낌이 든다.


한그릇을 먹는 도중에도 피가 맑아지는 느낌과 피부에 윤기가 생기는 느낌을 준다.



뼈를 고아 만든 설렁탕 같은 음식에 소면이 없다면 어떨까. 그런 일은 상상하기 조차 싫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빠져선 안될 존재다.


가느다란 면발에 진득한 국물이 싹~ 베어 훌륭한 고기국수로 변신한다.



국수까지 흡입했다면, 국물이 텁텁해지지 않을 정도로 적당량의 밥를 말아 국밥으로 즐겨보도록 하자. 진하고 구수한 육수와 더해진 밥은 그간 안좋은 기운을 없애기 위해 술술 들어간다.



사골국물에 허해진 오장육부가 벌써부터 반응을 시작했는지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육수에서 전해지는 맛으로도 이 가치를 충분이 증명했지만, 백문이불여일견.


입구 좌측편 '국물 끓이는 곳'에서는 큼직한 솥에서 펄펄 끓고 있는 사골육수를 볼 수 있다. 혀로 느꼈던 신뢰감도 크지만, 눈으로 보고 나니 신뢰감은 더욱 크다. 엄마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사골국물 한그릇, 합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