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캐스트
즉석떡볶이의 매콤한 유혹!
무진장떡볶이
금남로
2017.03.02 조회수 770


새 학기가 찾아왔다. 지난 방학을 그리워하는 표정보다는 새롭게 사귄 친구들에 대한 기대감에 길가 곳곳이 생기가 넘친다. ‘17학번’이라는 명찰을 달게 된 새내기가 넘실거리는 대학가는 더욱 그러하다.


그토록 갈망해왔던 두발과 음주의 자유를 맘껏 실천할 수 있어서인지 고학번 선배들의 아재 개그에도 연신 꽃미소를 발산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캠퍼스를 구경하면서도 저마다 공통된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 뭐 먹지?”



오늘 소개할 곳은 조선대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가 봤음직한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즉석떡볶이를 맛볼 수 있는 분식집으로, 조선대 후문 먹자골목의 터줏대감이다.


80년대 후반 장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30여 년.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는 동안 이사도 가고, 대학로 풍경도 대격변을 겪었지만, 떡볶이 맛 하나는 여전한 곳이다.



30년 역사의 떡볶이를 맛보기 위해 매장문을 열고 들어서면 서글서글한 인상의 할머니 두 분이 우릴 맞아주는 것 하며, 오랜 시간 함께해온 테이블과 식기류들이 반갑고 정감 있다.


또, 교복을 입은 여고생 무리부터 아들 손을 잡고 추억의 떡볶이를 먹으러 온 아줌마, 연로하신 어르신까지 다양한 손님층을 자랑한다. 분식집이지만 가족과 함께 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무진장떡볶이’는 떡볶이 한 냄비(2인분)에 5,000원. 떡볶이는 직접 끓여 먹는 즉석떡볶이 스타일로 2인분만 주문해도 양이 상당할 정도로 푸짐하다. 또 떡볶이와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는 다양한 사리를 추가하면 되는 방식이다.


즉석떡볶이와 함께 여러 메뉴를 탐닉하고 싶다면 참치볶음밥(5,000원)탕수만두(4,000원)도 이미 검증이 완료된 메뉴다.



이 곳은 다른 곳에서 흔히 파는 떡볶이를 생각해선 곤란하다. 전골냄비에 직접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 스타일로, 2인분만 주문해도 떡과 당면, 양배추 등 기본 사리가 ‘무진장’이라는 이름만큼이나 푸짐하다.


우리가 어묵사리와 순대사리를 넣듯 취향껏 넣어 직접 끓여 먹을 수 있으므로, 어떤 부재료를 넣는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국자로 떡볶이를 휘휘~ 저으면 이내 육수와 양념장이 한대 어우러져 매콤한 빨간 국물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센 불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바꿔 먹는 중간까지도 계속 끓여줘야 떡에 양념이 제대로 밴다. 맛있는 즉석떡볶이를 먹으려면 재료가 냄비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간간이 휘저어주는 것도 잊지 말자.



어느 정도 익었다고 싶으면 양념이 배기 쉬운 어묵, 순대, 떡 순으로 즐겨주면 되는데, 매콤한 양념이 쏙 뺀 떡을 한입 베어 물면 멈출 수 없다.


요즘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처럼 다음날 속이 쓰리도록 매운맛은 아니지만 은은하고 감칠맛을 지닌 고추장 양념이다. 매운맛은 주문시 추가할 수 있다.



떡볶이를 다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비벼 먹는 볶음밥은 즉석 떡볶이 마니아라면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진장의 참치볶음밥 또한 안 먹어볼 수 없어 참치볶음밥을 선택했다.



널찍한 접시을 가득채우다 못해 고봉으로 쌓은 참치볶음밥에 큼지막한 댤걀후라이가 무척이나 인상 깊다.



양만 많은 것이 아니다. 기름 코팅을 더해 고슬고슬하면서 윤기 있는 밥에 당근, 호박, 양파, 달걀, 참치가 푸짐하게 들었다. 특히, 참치의 함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여 퍽퍽함이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떡볶이 양념 살짝 묻혀 먹는 것도 색다른 방법.



즉석떡볶이는 비록 단무지 하나뿐이지만, 식사메뉴에는 그때그때 바뀌는 맛깔난 손맛 반찬도 함께한다.



탕수만두도 떡볶이와 함께하기 괜찮은 사이드메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만두를 사용했지만, 과일을 넣은 새콤달콤한 특제소스가 더해져 만두 맛을 업그레이드했다. 탕수만두는 아이들은 물론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할 맛이다.


[즉석떡볶이 ․ 참치볶음밥 ․ 탕수만두 모두를 주문했을 경우, 4인이 먹어도 될 만한 양이니 참고]



한국인의 소울푸드 같은 떡볶이, 분식집까지 프랜차이즈 업계가 들어선 요즈음에는 어딜 가나 그 맛이 그 맛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떡볶이집은 달라도 무언가가 다르다. 가게가 처음 연해 들어온 신입생들이 이제는 50이 넘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되어 젊은 날 추억을 되짚으려 찾아온다고 하니, 추억과 세월이 깃든 그 떡볶이 맛이 어련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