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캐스트
100% 한우소머리와 매생이의 만남
서진열의 매생이소머리국밥
본촌동
2016.10.18 조회수 844


계속되는 늦더위에 어서 찬바람이 불었으면 싶었는데 막상 외투를 걸치게 만드는 날씨가 되니 왠지 모르게 급작스럽다. 괜스레 속이 허함을 느끼곤 하는데, 이럴 때 딱 먹기 좋은 음식이 바로 국밥일 것이다.


국밥은 간단한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으로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팔팔 끓인 국밥 한 그릇과 감칠 맛 나는 김치 하나만 있으면 금세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오늘은 큰 일교차 때문에 코를 훌쩍거리는 내 모습이 꼴 보기 싫어 뜨끈한 국밥을 찾아 나섰다.


운암고가를 지나고 중외공원도 지난다. 그래도 한참 남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아파트가 신축되고 있는 본촌동 도로변에 위치한 소머리국밥집이다.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을 걸고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맛에 대한 자부심이 없고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거기에 서늘한 날씨에도 육수를 끓이느라 땀범벅이 된 사장님의 얼굴을 마주하니 안 먹어봐도 신뢰가 된다.


그런 정성이 제대로 먹혔다. 인근 거주자와 아파트현장 인부들이 삼삼오오 소머리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이곳은 100% 한우를 사용하는 소머리육수가 기본으로 사용되는 국밥이 주메뉴다.


소머리국밥만 먹어도 훌륭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는데, 완도에서 공수한 전복과 매생이를 넣은 소머리국밥도 판매한다. 그 외에도 해물국밥과 육개장, 추어탕도 손님들이 자주 찾는 메뉴다.



국밥집에서는 배추김치와 깍두기, 거기에 청양고추만 있어도 충분하다. 그러나 배추김치와 깍두기의 맛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곳의 두 종류의 김치 모두 익힌 정도도 적당하며 달착지근함이 감도는 감칠맛에서도 우수하다.



맛좋은 김치를 옆으로 치우게 만든 첫 번째는 전복소머리국밥(10,000원)이다. 마주했을 때 첫인상은 그리 좋진 못했다. 그릇에 담진 양도 절반 밖에 하지 않았고 전복은 꽁꽁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밥 한 공기를 내민다. 소머리국밥에 밥을 말아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밥을 만다면 해수면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맛을 보면 첫인상은 우리의 기우에 불과했다. 혀끝을 관통하는 깊은 맛. 거기에 한방 약재의 맛도 함께 느껴지니 국물맛이 좋다.



또, 꽤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머리수육과 살코기들은 부들부들 하다. 고기 맛을 모르는 사람도 ‘아, 이 집 고기가 좋다!’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오분자기 정도의 크기인 전복3미는 아쉬운 부분이다.



벌써 약발이 받나 보다. 밥을 말아 큰 술 뜨고 김치와 함께 맛을 보니 서늘했던 날씨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두 번째 메뉴는 매생이살코기국밥(10,000원). 바다의 영양을 가득 담은 매생이를 넣어 끓여낸 특별한 소머리국밥이다.


국밥은 좋지만 소머리 수육의 특유의 식감이 싫은 사람에게는 살코기만 집중적으로 먹을 수 있다니 굉장한 희소식이다.



청정지역에서만 난다는 매생이는 주로 뜨거운 국물 요리로 많이 활용되는데 굴과 절묘한 조합을 자랑하기도 한다.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증을 가지며 크게 한 입 넣었다. 음~ 역시. 바다를 품은 듯한 부드러운 매생이와 큼지막한 소고기 살코기가 어우러진 것이 미역국 느낌이기 하나 상당히 고급지다. 미역국에서 들어있는 소고기가 항상 부족함을 느꼈던 나에게 안성맞춤이다.



세 번째로 소개할 메뉴 역시 매생이를 활용한 국밥이다. 처음 마주한 비주얼은 같지만 살코기 대신 해물이 들어간 매생이해물국밥(9,000원)이다.



푸르른 매생이 사이로 오징어, 새우, 바지락살넉넉히 보이고 국물 맛을 더하는 게다리도 넣었다.


해물들이 들어가니 고깃국물 특유의 묵직함과 달리 시원함이 매력적인 국밥이다. 청양고추가 들어가 은은한 매콤함까지 있으니 몸이 후끈 달아올라 송골송골 맺히다 못해 땀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마지막은 육개장(7,000원)이다. 애초 계획에는 없었던 메뉴이지만 이미 몇 차례 방문했을 법한 행색의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 이건 꼭 먹어봐야 해’하며 주문했다.



소머리국밥과 같은 한우 육수에 새빨간 고추기름으로 매콤한 맛을 장전한 국물이다. 여기에 후추도 추가하며 매콤하면서 감칠 맛 나는 국물 맛이다. 국물 안에는 큼지막한 고기와 숙주, 고사리, 달걀지단 등이 풍족하다.



육개장의 국물도 국물인데, 역시 고기 맛이 좋다. 괜히 100% 한우만 사용한다는 것을 기재한 것이 아니다. 부드러운 고기와 재료 그리고 육수까지 조화가 훌륭하다. 매장에 들어서면서 봤던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던 사장님 정성이 다시금 생각나는 맛이다.



뜨끈한 국밥은 어찌 보면 소박할 수도 있지만, 그 한 그릇이 주는 감동은 어마무시하다. 지방, 칼슘, 철, 인의 함유량이 높은 한우소머리국밥은 더욱 그렇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날에는 소머리뼈를 넣고 푹 고아 맑게 우러난 소머리국물 잡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