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캐스트
백종원의 입맛을 사로잡은 삼겹살
청자골 강진식당(강진식육식당)
중흥동
2016.03.31 조회수 805


가족 외식, 회사 회식, 친구 모임, 지나친 음주에서도 빠져서는 안 될 메뉴가 바로 그 이름도 찬란한 삼.겹.살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삼겹살은 약국에서도 팔아야 한다고. 기운이 없거나 몸이 안 좋을 때 힐링푸드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글지글~ 굽는 소리에 귀가 먹고 쫄깃쫄깃~ 씹을 때마다 영혼이 탈출해버리게 만든 삼겹살은 언제부터 어떻게 먹어왔을까? 그런 건 중요치 않다. 유래가 어떻든 효능이 어떻든 삼겹살은 항상 옳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분홍색과 하얀색이 절묘하게 배열된 아름다운 삼겹살을 보고 황홀경에 빠져 넋을 잃고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여러 맛집을 소개하는 곳에 광주의 고소한 삼겹살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꿀~~꺽! 여기다.



방송에서 나온 곳은 나름 ‘전남대맛집’으로 알려진 ‘청자골 강진식당’을 방문했다. ‘강진식육식당’으로도 불린다. 예전에 가봤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방송에 출연했음을 새로운 간판으로 뽐내고 있다.


전남대 후문에서 광주역 방향으로 내려오다 신협 옆 골목에 있다. 삼겹살이 본격적으로 당기는 골든타임에는 무조건 대기 줄이 있을 듯 싶어 점심부터 삼겹살을 시도했다.



부랴부랴 서둘렀더니 영업시간(12시)보다 일찍 도착했다. 영업 준비시간이었는데도 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다. ‘어차피 영업시간엔 만석’이라는 자신감일지도 모른다.



식육식당은 왠지 모르게 매장 입구 커다란 냉장고에 커다란 고깃덩어리가 있고 기계가 아닌 직접 칼을 쓰는 주인장을 보곤 한다. 이곳도 역시 그렇다.



식육식당의 진짜 매력은 얼리지 않은 고기만을 사용한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육식파에게는 러블리한 메뉴들을 완비다.


점심특선메뉴가 있음에도 대부분이 세뇌 된 것처럼 삼겹살부터 찾는다. 또한,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신선한 생고기도 먹을 수 있다.



삼겹살을 주문하면 여러 가지 반찬으로 현혹하지 않고 핵심만 제공된다. 묵은지, 쌈무와 쌈채소들과 양념뿐이다. 사실 고기가 맛있는 집에서는 고기만 있어도 된다.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기 전 달콤한 호박죽과 뜨끈한 선짓국을 함께 제공 입맛을 돋운다.



선짓국에서는 또 한 번 식육식당의 장점이 묻어난다. 고기를 자르고 남은 자투리 고기를 함께 넣어서 끓인 맑은 선짓국 국물이 맛없을 수가 없다.



삼겹살을 주문하면 매장입구가 부산스러워진다. 이유인즉슨, 주문 즉시 썰어내어 주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비주얼을 뽐낸다.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너무 기름진 걸 좋아하지 않은 여성분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삼겹살이 두툼~한 것이 전형적인 生 삼겹살이다. 길이가 상당히 길어 원형불판에 다 올라가지 않을 정도다. 또한, 구운천일염으로 밑간했다. 이제 구워 먹을 순서만 남았다.



불판에 넘칠 듯 크기만 했던 고기가 노릇노릇해지면서 딱 불판에 맞게 줄어들게 된다. 굽는 과정에서 핏물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다시 한 번 신선함을 증명되었다.




성격이 급한 몇몇 사람들은 익기도 전에 고기를 가위로 잘라주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삼겹살의 육즙을 즐기기 위해선 덩어리 채로 80% 이상 익힌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줘야 한다. 그 후 속을 조금 더 익히면 더할나위 없다.



잘 익은 삼겹살 하나 눈으로 찜하면서 쌈채소를 켜켜이 손에 올린다. 찜해둔 삼겹살을 참기름과 들깻가루를 번갈아 찍어준다. 그 위에 파무침과 마늘, 고추 등을 올리고 쌈을 완성한다. 기호에 따라 밥을 추가해도 좋다.


고소한 맛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참기름과 들깻가루를 함께 먹으니 삼겹살을 더 고소하게 먹을 수 있다. 방송에서도 ‘들깻가루’의 존재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삼겹살에 아무리 배부를지라도 이곳에서는 꼭 먹어줘야 할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 그러나 그 메뉴는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는다. 2,000원 하는 공깃밥을 추가하면 한마디로 대박인 김치찌개를 만날 수 있다.


서비스이지만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은 돼지고기와 묵은지의 조화가 마치 실제 연인인 듯 자연스러운 송중기와 송혜교의 연기 같다.



본래 김치찌개를 한번 끓여낸 후 다시 한 번 더 끓여야 맛있는 법이다. 사장님도 이 맛을 아시는지 푹~ 오래 끓여 놓았다. 김치가 부드럽다 못해 입안에서 녹는다.


삼겹살에서 퍼져나오는 육즙에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는데, 여기에 김치찌개로 크게 한 방 맞았다. 다이어트 봉인해제다. 언제 고기를 먹었냐는 듯 공기를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메뉴에 김치찌개만 판매해도 좋을듯하다. 포장해서 집에서 또 먹고 싶다.


터질 듯이 포만감이 드는 배와 뜨끈해진 바닥의 열기가 합쳐져 눕고만 싶어지려는 찰나, ‘냉면’의 맛이 궁금했다. 배가 부르더라도 궁금한 맛은 꼭 봐야 하는 성미라서 냉면까지 추가했다. “공기까지 다 먹고 냉면도 드시게요?” 사장님의 물음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겹살과 김치찌개보다 임팩트가 떨어질 수 있지만 깔끔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을 보니 냉면 맛또한 놓치고 가긴 아쉬운 맛이다. 2인분 이상 가능하니 배터짐 주의다.



사실 이곳은 먹기 전부터 고기 맛은 정해졌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입구부터 포스작렬 정육 하시는 사장님과 낮부터 붐비는 손님들이면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다.


고기뿐만 아니라 삼겹살이 맛있기 위해서는 마무리가 역시 핵심이다. 그런 의미로 김치찌개와 냉면이 함께 하기 때문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라 평을 내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