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에게 ‘한국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까?’라는 리서치를 하고 인기순으로 1위부터 5위까지 뽑는다면 순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불고기’는 반드시 꼽힐정도로 외국에도 널리 알려졌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도 좋아한다.
예전의 불고기는 고기를 잘게 저며 양념한 다음 불에 직접 구워는 너비아니처럼 먹었다. 하지만 요즘은 얇게 썰어낸 고기에 양념을 자박하게 한다음 육수와 함께 익혀먹는 방식으로 즐긴다.
불에 굽는 ‘불’고기가 아니라 국물과 함께 익히는 ‘물’고기가 되어 버렸다고 아쉬워 할 필요 없다. 지금도 충분히 맛있으니까.
외국인들도 반한 맛있는 불고기를 맛보기 위해 찾아 나섰다. 번잡한 상권에서는 주차와의 전쟁이 불가피한데 이 곳은 넓직한 주차장을 가지고 있으니 플러스점수부터 주고 본다.
백운교차로에서 풍암동 방향으로 가는 도로변에 흰색간판을 주목하면된다. 간판 길이만 수 십미터는 되어 보이는 상당히 넓은 매장을 가지고 있다.
크지막한 외관 만큼 많은 인원도 동시에 수용이 가능할 정도로 실내도 널찍하다. 밝으면서 고기굽는 냄새를 피하고 싶은 회식섭외 담당 직원이라면 체크해야할 부분이다.
점심시간 전부터 자리잡은 주부님들도 계모임 중이신지 깔깔대는 소리가 매장 가득이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불고기로 반주삼아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도 엿들을 수 있다.
소불고기, 매운돼지갈비, 돼지갈비전골이 이 집의 메인메뉴다. 식사시간에는 돼지불고기, 쌈밥 메뉴도 판매한다. 모두 2인분이상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식사메뉴에는 공기포함이 되고 메인메뉴에는 공기는 별도 주문이다.
이 전에 낙지전문점을 운영했기 때문에 낙지를 사용한 여러메뉴를 추가하실꺼라 하신다. 사장님께서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겠냐만은 개인적인 견해로는 반대한다.
불백을 주문하면 쌈배추와 봄동 겉절이, 열무김치 등 몇가지 반찬만 함께 제공된다. 반찬을 하나 하나씩 맛보니 음식을 못하는 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불고기가 참 맛있는 집’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교동불고기의 불고기 맛을 검증해볼 차례이다.
“왐마! 비주얼보소!!” 불고기를 처음 마주하고 처음 내뱉은 말이다. 주차장에서 한 번, 비주얼에서 또 한 번 가산점 추가다. 갈색의 불고기양념을 하얀 낙지가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초록색의 채소도 함께이니 불고기가 예쁘다.
불고기를 더욱 맛깔나게 해줄 특제육수를 넣어서 끓이다가 다 모든재료가 다 익었을 때 먹으면 되는 참 간편한 조리방법이다.
육수가 한소끔 끓어오르자 국물부터 맛을 보았다. 불고기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 먹었을 때의 시큼한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시원하면서 달달한 맛이 입안을 감싼다. 거기에 얼얼한 청양고추가 더해지니 매콤하기까지 하다. 육수는 끓이면 끓일수록 고기와 채소와 어우러져 더 깊은 맛이 난다.
육수만 맛있다고 불고기가 다 맛있는건 절대 아니다. 불고기이니 고기의 맛의 70%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를 만드는데에 가장 신경을 쓴다. 양념에 과일을 많이 갈아 넣어 숙성시켜 부드러움 추구하고 있다.
또한, 부드러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너무 얇게 썰어 익힐수록 흐물해지는 등의 오류는 범하고 있지 않는다.
이 곳에서 불고기를 맛있게 쌈싸먹는 법을 소개한다. 아삭아삭한 쌈배추에 소고기를 올리고 추자도 멸치젓을 함께 올려 먹는방법이다. 이 조합이 맛있다고 쌈에 과한 욕심을 부리면 입안 가득 넘쳐 물이 흘러나올 수 있으니 유의바란다.
불고기를 먹다보니 육수를 맛보다가 낙지를 잘라서 먹을 타이밍을 놓친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다. 낙지, 고기, 육수 순으로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소불고기 외에 즐길수 있는 별미가 매운돼지갈비이다. 주문하면 고기는 초벌로 다 익힌 후에 상에서 채소만 더 익히면 된다.
맛을 보니 달콤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매콤한 맛을 자랑한다. 양념이 매력적이여서 자꾸 당기게 만든다. 매운양념과 돼지갈비가 맛나니 매운맛을 사랑하는 육식파라면 한번 맛보시라.
양파와 양배추가 익어가면서 자연스레 나오는 채소육수와 매콤한 양념이 버무려진 소스를 보고 밥을 볶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했다. 밥 한공기를 육수에 비비고 거기에 열을 더하니 괜찮은 돌판 볶음밥 탄생이다.
역시 마무리는 밥. 고기를 그렇게 먹고 나서도 밥은 신기하게 또 들어간다.
인류의 최대의 난제가 오늘 뭐먹지? 일 것이다.
어제 먹었던건 먹기 싫고, 뻔한 메뉴는 또 싫어 지금도 바삐 서칭하고 있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외국인도 좋아하는 불고기와 매운돼지갈비이다.